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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토끼를 통해 마주한 특별한 세상

nofence 2016. 11. 27. 19:23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하여 조니 뎁, 앤 해서웨이 등의 걸출한 배우들이 등장한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이제서야 만나게 되었다. 사실 동화를 통해 먼저 접했어야할 세계를 뒤늦게서야 영화를 통해 만나게 되었으니 만시지탄이긴 하지만 이 만남이 더 늦어지지 않게 되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사실 내 블로그의 제목인 "Chase the rabbit"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토끼에게서 영감을 받은 것이기도 하다. 물론 더 근본적으로 영감을 준 영화는 "퍼시픽 림"이었지만 중요한 건 토끼를 통해 "이상한 나라"를 조우할 수 있었던 앨리스의 토끼에 대한 반응이었기 때문에, 나는 "앨리스"가 되어 "토끼"를 추격하는 그 행위를 함으로써 언제든지 새로운 세계와 마주할 수 있음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게 된 셈이다.


각설하고 동화 속 상상의 세계를 화려하게 오롯이 그려 낸 팀 버튼의 노력에 갈수 박채를 보낸다. 애니메이션화 된 캐릭터들과 실세계의 배우들이 공존하는 "이상한 나라"는 상상과 현실이 뒤범벅 된 그야말로 새로운 세계가 아닐 수 없는 공간이다. 앨리스의 꿈에서만 존재하던 "이상한 나라"에서는 마법의 음식을 통해 앨리스가 커질 수도 있고 작아질 수도 있다. 그런데 그 마법의 음식을 그 누구도 먹지 않고 오직 앨리스만 먹게 된다는 점에서, 마법의 음식은 앨리스를 위한 특식이 아닐 수 없다. 앨리스를 위해 존재하는 마법의 음식은 결국 앨리스가 기적을 펼쳐야 하는 영웅적 존재임을 부각하는 특별 장치인 셈이다.


얼굴이 너무나 커 그 자체가 컴플렉스로 작용해 비탄에 젖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붉은 여왕"은 자신의 얼굴이 큰 것을 외려 자랑스레 생각하고 모든지 큰 게 좋다는 생각을 견지하게 되면서 그 주변엔 위장을 통해 존재하는 "가짜"들이 넘실거린다. 그들은 거짓을 통해 붉은 여왕의 환심을 사고 눈엣 가시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정의로운 "모자 장수"에 의해서 그들의 실상은 들통나게 되어 버린다.


독재자로서 폭군 정치를 펼치는 붉은 여왕의 폭압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투사 "모자 장수"와 그의 멤버들이 좌충우돌 그려내는 스토리는 자못 흥미롭기만 하다. 붉은 여왕의 동생인 "하얀 여왕"은 살생을 저지르지 않겠노라 맹세했기 때문에 애써 앨리스가 힘겹게 구한 검을 휘두를 수 없게 되어, 이제는 그 누군가가 검투사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앨리스가 도저히 검을 들고 싸울 수 없다고 잔뜩 겁을 먹으며 고뇌에 빠지는 대목에서, 영웅이 탄생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하지만 영웅은 탄생하는 법이 아니라 만들어 지는 것이다. 이미 "이상한 나라"의 예언가인 "알살롬"에 의해 예견 된 앨리스의 전투는 앨리스가 검을 들 수 밖에 없음을 그리고 앨리스가 당당히 자신의 운명을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음에 대해 묘사하지만, 중요한 것은 앨리스가 두려움을 분연히 떨치고 영웅으로 만들어지는 그 순간일 것이다. 갑옷을 입고 검을 든 순간 앨리스는 더 이상 "소녀"가 아니라 "검투사"로서 영웅의 위용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다.


결국 붉은 여왕의 전투 용병인 사악한 용과의 전투 끝에 앨리스는 영웅으로서의 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붉은 여왕의 폭정은 종언을 고하게 된다. 이내 붉은 여왕을 통해 통치 되던 "이상한 나라"의 정권은 하얀 여왕에게 자연스레 이양 된다. 이곳에 남아도 된 다는 모자 장수의 회유를 앨리스는 끝내 거부하고 현실로 복귀한다. 현실로 돌아 온 앨리스는 좀 더 당당한 삶을 펼쳐 나가게 되면서 원대한 야망과 포부를 가슴 가득 품고 새로운 여정을 위한 항해를 시작하게 된다.


"이상한 나라"와의 조우 끝에 현실 속에서 자신의 삶을 위한 선택지를 강요하는 가족의 권유에 당당히 맞서 주체적 삶을 영위할 것을 당당히 밝히는 앨리스는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라 "이상한 나라"에서의 영웅적 위풍을 그려냈던 호기로움을 온전히 현실에서도 발휘하게 되는 성인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하얀 여왕으로 열연했던 앤 서웨이의 영화속 엉뚱함이 은근한 웃음을 선사했고, 모자 장수로 분한 조니 뎁 특유의 발랄함은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욱 배가시켰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올해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편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개봉 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실제 동화 구조를 그대로 따라 가게 된 셈이면서도 그 속편이 올해 개봉 되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무려 6년이 지난 시점에 그것도 내가 "Chase the rabbit"이라는 구호를 품게 된 2016년에 속편이 릴리즈 되었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로웠다.


과연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어떠한 세계와 다시 마주하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앨리스의 그 신비로운 여행에 다시 곧 동참할 생각에 벌서 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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